동아일보
[동아일보] “엄마, 내 의견 들어봐요” 생활속 훈련부터 착실히
예비 중1 토론·말하기 수행평가 대비법
예비 중1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토론·말하기 실력을 다질 절호의 기회다. 가족이나 친구 앞에서 말하는 연습을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습관도 들여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 예비 중1이라면 최근 토론·말하기 수행평가를 확대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학교에 올라가면 지금까진 낯설었던 토론·말하기 수행평가가 본격적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중학교 토론·말하기 수행평가에서는 △듣고 요약하는 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자신감 △논리적 사고력 등이 요구된다. 학기 중에는 수행평가 1∼2주 전 공지되므로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이 분야는 실력이 단기간에 쌓이기도 어렵다. 따라서 학기 중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많은 겨울방학을 이용해 기본을 다져놓을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토론·말하기 수행평가 대비법을 알아보자. 》
○ 충분히 연습 후 발표…경청도 중요한 평가요소
중학교에 올라오면 대다수 학생은 수행평가에 부담을 느낀다. 특히 토론·말하기 수행평가는 학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다. 지금부터 서울지역의 중학교에서 실제로 출제됐던 수행평가 내용을 보면서 과목별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알아보도록 하자.
보통 국어 수행평가라고 하면 독후감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조별로 소설을 희곡으로, 노래가사를 소설로 각색해 발표하는 수행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경우 제시된 문학작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예비 중1은 자신이 진학할 학교에서 어떤 교과서를 사용하는지 미리 알아둔다. 겨울방학 동안 교과서에 게재된 문학작품을 읽어본다. 아직 어떤 교과서로 배울지 결정되지 않았다면, 시중에 출시된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문학작품을 고루 읽어본다.
제시된 수행평가에서 ‘문학작품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각색했느냐’ 만큼 중요한 것은 발표다. 발표할 때는 조별로 각색한 작품의 특징이 실감나게 드러나도록 한다. 평상시 글을 읽을 때 소설이나 극의 상황에 맞게 읽는 연습을 한다. 연습하다 보면 발음도 교정되고 자신감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발표연습을 할 때에는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에 등장하는 인물의 역할을 정해 놓고 함께 읽어본다. 자신의 역할에 익숙해지면 역할을 바꿔본다. 다양한 인물의 역할을 해보면 상대인물에 대해 공감할 수 있어 작품 이해력이 높아진다. 작품에 계층이나 인물 간 대립이 나타나는 경우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학 수행평가에서는 기존의 실험 수행평가에 발표가 더해지거나, 실험을 하기 전 실험 결과를 예측해보는 토론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험과정에 대한 이해는 필수. 평상시 실험하는 걸 싫어한다면 생활 속 간단한 실험을 통해 거부감을 없애도록 한다. 예를 들어, 먹다 남은 음식을 밀폐용기에 넣고 실내와 실외에 방치할 경우의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실험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험결과가 예상과 다르다 해도 직접 체험해봄으로써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다. 이 방법은 과학적 탐구심과 함께 관찰력도 길러줄 것이다.
과학 수행평가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겨울방학 기간에 파워포인트 사용법을 익혀 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 학생들은 토론·말하기 수행평가 조를 만들 때 파워포인트를 잘 다룰 줄 아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호하기 때문이다. 미리 연습해두면 자신이 원하는 조를 직접 선택할 기회가 생긴다.
영어 수행평가는 스스로 영작한 내용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문장이나 단어의 수준을 보기보다는 △자신 있는 태도 △발음 △제한된 시간을 지켰는지 여부 등을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는다.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를 준비할 때는 소리 내어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학 동안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문이나 아바가 부른 노래의 가사처럼 문장 난도가 크게 높지 않으면서도 내용이 좋은 글을 선택해 읽어본다. 이런 학습은 말하기 실력 향상뿐 아니라 단어나 문장을 익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영어 말하기를 할 때 발음에 신경쓰다 보면 목소리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인 자리가 있다면 올해 세운 목표를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한다. 이런 연습이 없다면 영어 말하기가 단순 읽기로 전락될 수 있다. 이것은 수행평가의 감점요소가 된다. 자연스럽게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습이 우선이라는 점을 명심한다.
토론하는 팀은 ‘토론준비→발제→질문대답 및 논박→의견 총정리’ 과정에서 예상되는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 방청객 역할을 할 때에는 ‘발표 메모하며 듣기→질문·비판하기→토론 후 쪽지 시험’, 평가단 역할을 할 때에는 ‘발표 평가하며 듣기→두 팀 중 누구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지 근거를 들어 평가하기→최고의 발표자 뽑기→토론 후 쪽지 시험’ 순으로 준비한다.
위에 제시한 사례는 사회 토론 수행평가 중 가장 체계적으로 설계된 사례 중 하나이다. 이 정도 수준으로 수행평가를 대비한다면 다른 과목 수행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토론 수행평가는 지필로 평가할 수 없는 학생의 다양한 장점을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 따라서 단순한 말하기 실력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도 중요한 평가요소이다.
○ 가족·친구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라!
토론 수행평가를 할 때에는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나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의 연습이 더 필요한지’를 생각하며 우선순위를 정해본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가 부족한 학생이라면? 평상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학교·학원수업을 들을 때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경우 수업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정리하는 연습을 한다. 수업을 경청하는 태도뿐 아니라 요약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다.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자신이 배웠던 내용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설명해본다. 예를 들어 뉴스나 신문을 보고 최근 이슈가 되는 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한다.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근거를 들어가며 이야기한다. 혹 자신의 근거가 빈약해 지적을 당하면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모은다. 다양하고 타당한 정보를 익혔다고 생각하면 다시 한 번 의견을 말한다. 이런 연습은 말하는 능력은 물론이고 폭 넓은 사고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평상시 가족·친구와 자주 토론했던 학생은 토론·말하기 수행평가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전개하는 방법이 이미 습관화되어있기 때문이다.
한편 교과서에 실려 있는 글을 이용해서 토론식 수행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이슈를 가지고 토론하는 것과 큰 차이는 없다. 자신이 판단하게 된 근거를 글 속에서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난도는 낮은 편이다.
동아일보, 2011.01.17
원문: http://news.donga.com/3/all/20110115/339596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