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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정답이 없는 공부법…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조선일보

[조선일보] 정답이 없는 공부법…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무분별한 따라하기 금물
실력 따라 공부법 달라요  

 

고등학교 1학년인 김지수(17)양은 영어 공부를 하다가 금세 책을 덮는다. 지문 독해가 전혀 되지 않아서다. 김양은 "지문에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사전을 찾지 말고 뜻을 유추하라는 조언을 듣고 따라 해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뜻을 알 수 없어 짜증만 난다"고 했다. 

 

김양처럼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부법을 따라 하다가 좌절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게다가 최상위권 학생들이 정반대의 공부 비결을 말할 때도 잦다. 교육 전문가들은 "공부법이 상반된다고 여기는 건 공부의 원칙과 방법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공부의 원칙은 같지만 방법은 개인별로 달라지므로 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어 사전…문제 풀며 사전 찾아라 vs. 뜻 먼저 유추 

 

이는 어느 한 쪽이 정답이라기보다 자신의 영어 실력에 따라 선택해야 할 사항이다. 사실 수능 외국어영역은 수험생의 유추 능력, 즉 문맥 속에서 단어의 의미를 얼마나 잘 파악하는지를 평가한다. 유추 능력을 기르려면 사전을 찾지 않고 단어 뜻을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지문에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으면 뜻을 유추할 수 없다. 한 지문 안에 모르는 단어가 한두 개 정도여야 유추가 가능하다. 따라서 어휘력이 약한 중하위권 학생들은 사전을 찾으며 모르는 단어를 익혀야 한다. 박재원 비상공부연구소장은 "지문 안에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면 수준을 낮춰 공부하는 게 좋다. 지금 고2여도 영어 실력이 중3 수준이면 그 수준의 지문으로 공부하며 어휘력과 유추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공부 계획…촘촘하게 짜라 vs. 여유 있게 세워라 

 

공부계획은 학생 개인별 성향에 따라 세워야 한다. 시간대별로 촘촘하게 세워야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 학생도 있고, 여유 있게 세워야 지치지 않고 잘 실천하는 학생도 있다. 이병훈 에듀플렉스 부사장은 "서울대생들은 대부분 후자를 권한다. 능력에 맞지 않게 조밀한 계획을 세워 공부 내용과 상관없이 계획을 지키는 데만 급급한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여유 있게, 즉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워 확실하게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다만 덜렁대는 성격이거나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은 여유 있게 몇 가지 계획만 세우면 긴장감을 느끼지 못해 금세 지루해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는 게 효과적이다. 박재원 소장은 "공부 계획을 처음 세우는 학생이라면 수면 시간 같은 생활 습관은 절대 건드리지 마라. 공부 습관을 바꾸면서 생활 습관까지 고치려 들면 금세 지쳐 포기하게 된다"고 충고했다. 

 

◇수학 문제집…다양한 유형 접하라 vs. 한두 권 반복하라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부 비결 중 가장 많은 학생이 헷갈리는 방법이다. 이 역시 어느 한 쪽을 선택하기보다 둘을 융합하는 게 정답이다. 먼저 깊이 파고들어 공부하고, 넓게 확장하는 게 학습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공통으로 '대강 풀어서 문제집 권수만 늘리는 것'을 최악의 공부법으로 꼽는다. 이병훈 부사장은 "다양한 문제를 접해야 한다는 말은 분명히 옳다. 그러나 한 문제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여러 권을 풀어봐야 아무 소용없다. 문제집 한 권을 사면 반복학습으로 완전히 정복하고 나서 다음 문제집으로 넘어가는 게 상·중·하위권 모두에게 통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오답 노트…반드시 만들어라 vs. 시간 낭비일 뿐 

 

틀린 문제 확인은 상·중·하위권 학생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문제는 우리나라 학생 대부분이 오답노트를 잘못 쓰고 있다는 점이다. 오답노트에 정리해야 할 문제는 자신이 '몰라서' 틀린 문제가 아니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틀린' 문제가 진짜 오답노트에 들어갈 문제다. 제대로 공부했다고 생각한 개념을 잘못 알고 있거나 일부만 아는 경우, 오답 정리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 오답을 확인할 땐 반드시 문제를 다시 풀고 풀이 과정을 해답지와 비교해본다. 그래야 자신의 사고 과정이 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 수 있다. 박재원 소장은 "오답노트는 상위권 학생에게 필요하고, 중위권 이하 학생에겐 시간 낭비다. 중위권 이하 학생들은 절대적인 공부량을 늘려 성적을 높이는 게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수업 필기…교과서에 몰아서 vs. 과목별 요약 노트 

 

정답부터 말하자면 '처음에 공부할 땐 교과서에, 나중엔 과목별 요약 노트에 필기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 어떤 내용을 처음 배울 땐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배운 내용을 구조화하기도 어렵다. 그 때문에 선생님의 설명을 단순하게 옮겨 적는 식으로 필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처음엔 수업에 집중하면서 중요한 내용을 교과서에 적어 한 권으로 압축한다. 나중에 복습하면서 핵심을 파악하고 배운 내용을 구조화할 수 있게 되면 그때 따로 핵심 정리노트를 만든다. 이병훈 부사장은 "학교 시험이나 수능 시험 등을 앞두고 중요한 내용을 되짚으려면 필기 단권화와 핵심 요약정리가 꼭 필요하다. 특히 고등학교 탐구영역 과목(사회·과학)은 이를 잘해야 고3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yn.com
조선일보, 2012. 02. 05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05/20120205005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