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조선일보] 문제 풀이보다 '교과서 개념'파악이 포인트
중고생 '중간고사 대비' 이렇게
1학기 중간고사가 한 달쯤 앞으로 다가왔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교생은 물론, 특목·자율고 진학을 염두에 둔 중학생도 슬슬 중간고사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할 시기다. 특히 1학기 중간고사는 해당 학년에서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고 결과가 좋으면 자신감도 얻을 수 있어 여러모로 중요한 시험이다. 학교급별 우등생과 전문가가 들려주는 '중고생 중간고사 대비 전략'을 정리했다. 4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시기별 학습 계획도 함께 짚었다.
PART1ㅣ우등생의 비결
"복습용 정리노트가 큰 도움"중학ㅣ김석희(인천 만성중 3)
김석희(인천 만성중 3년)양은 중 1 첫 시험에서 전교 17등으로 시작해 지난해 전교 1등으로 올라섰다. 철저한 예·복습과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자세, 철저한 시험 계획 등이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김양은 평소 인터넷강의로 예습하면서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표시해뒀다가 수업 시간에 그 내용이 나오면 곱절로 집중한다. 쉬는 시간엔 교과서를 큰 제목 위주로 훑어보며 배운 내용을 한 번 더 되새긴다. "선생님 말씀을 빠짐없이 들으며 메모한 다음, 복습할 때 노트에 다시 정리해요. 또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노트 필기나 인쇄물 내용을 한두 장 분량으로 짧게 요약해 놓죠."
김양은 3주 전부터 학교 시험을 준비한다. 처음엔 시험 범위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이전까지 배운 교과서와 필기 내용을 읽으며 전체 흐름부터 파악한다. 이때 복습하며 만들어둔 정리 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후 3주에 걸쳐 전체 시험 범위를 세 번쯤 반복한다. 주말엔 수학·영어 등 분량이 많은 과목 공부에 집중한다. 김양은 "공부 흐름은 한 번 흐트러지면 바로잡기 어렵다"며 "시험 때문에 전체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 학습량에 시험공부를 추가하는 형태로 일정을 짠다"고 말했다.
김석희(왼쪽)양과 백민석군./염동우 기자 ydw2801@chosun.com·김석희양 제공
"수업 내용은 수업 중 완벽 소화"고교ㅣ백민석(서울 숭문고 3)
백민석(서울 숭문고 3년)군은 고 1 때부터 내신 1등 자리를 놓쳐본 적이 없다. 1학년 1학기 국어(2등급)를 제외하곤 줄곧 전 과목 1등급을 받았다. 그는 "학교 시험의 정답은 수업에 있다"고 강조한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은 그 시간 안에 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질문도 많이 하고 수업 후 교무실에도 자주 찾아가죠. 그러다 보면 '이런 내용은 시험에 안 나온다'같은 힌트를 얻기도 해요. 또 대부분의 선생님이 시험 직전 수업에서 시험 범위를 죽 훑으며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시거든요. 그 내용은 절대 놓치지 마세요."
백군은 보통 학교 시험 2주 전부터 공부를 시작한다. 교과서를 5회 내외로 소리 내어 읽으며 암기하는 게 주된 비결. 별도 정리 노트는 활용하지 않는다. "내신 대비용으로 학원에서 나눠주는 교재를 친구에게 빌려 본 적이 있는데, 실제 학교 시험 문제와는 전혀 달랐어요. 그런데도 그것 푸느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는 친구가 많아 안타깝죠."
숭문고에선 전체 문과생 110명 가운데 상위 4명만 1등급을 받는다. 한 문제라도 틀리면 1등급에서 멀어지기 일쑤다. 그만큼 심리적 부담이 크지만 백군은 시험 볼 때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시험지를 받아들고 훑어보면 몇몇 문제는 확실히 어려워요. 이후부터는 1번 문제를 풀면서도 어려운 문제 생각만 나 결국 시험을 망치죠. 침착하게, 지금 푸는 문제에만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PART2ㅣ전문가의 조언
"교과서 학습목표·문제 집중"
중간고사를 한 달쯤 남겨놓은 지금 시점에선 '이미 배운 내용'부터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직 진도가 나가지 않은 부분은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들어도 늦지 않다.
이정수 서울 송곡여고 교사는 "학습목표에서 제시한 내용은 교과서를 찾아 손으로 써보고 문제도 직접 풀어보라"며 "대부분의 교사가 교과서 학습목표와 학습문제를 활용해 시험(특히 서술형) 문제를 낸다"고 말했다. 주요 과목은 대개 여러 명의 교사가 담당하므로 가능하다면 다른 교사가 가르치는 반 친구의 교과서와 노트를 빌려보는 게 좋다. 동일한 과목 교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부분, 어떤 반에선 배웠지만 다른 반에선 배우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구분해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학교는 이삼 주 전 시험 일정을 발표한다. 하지만 요즘은 집중이수제의 영향으로 시험 범위가 크게 늘어 주어진 기간에 공부해내기 버거운 과목도 많다. 오지연 교원하이퍼센트 팀장은 "집중이수제에 해당하는 과목은 평소에도 1주일에 한두 시간 정도 예·복습 시간을 가지라"며 "사회 교과 등을 예전처럼 '암기과목은 시험 전날 공부하자'고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단, 문제 풀이에만 집착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안은현 에듀플렉스 대치2호점 원장은 "학교시험은 출제 교사에 따라 문제가 다른 데다 기출문제나 학원·사설 문제집과 똑같이 출제되는 일도 거의 없다"며 "시간이 부족할수록 개념 중심으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ART3ㅣ시기별 학습법
“주요→탐구→기타 과목 순으로”
①4주 전: 주요 과목, 공부량 많은 과목부터 시작한다.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교과서, 노트 필기, 인쇄물 등을 읽으며 핵심 내용을 정리한다. 주말엔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전년도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시험 경향을 파악한다. 공부 계획은 ‘시간’보다 ‘분량’ 중심으로 세운다. 시험 범위는 과목·단원별로 나누되, ‘어떤 과목의 어떤 단원을 언제, 어떻게 공부하겠다’와 같이 구체적으로 정한다.
②3주 전: 주요 과목은 배운 데까지 교과서와 필기 내용을 2회째 반복하고 문제 풀이를 시작한다. 사회·과학 공부도 이때 시작한다. 주말엔 주요 과목을 3회째 반복하면서 개념을 확실히 익히고 오답을 정리한다.
③2주 전: 주요 과목과 함께 탐구 과목의 비중을 좀 더 높이고 기타 과목까지 계획에 포함한다. 앞서 2주간 공부한 내용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과 잘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 수업 때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부분을 중점적으로 익힌다. 문제집을 풀며 공부한 내용의 적용 가능성도 점검한다. 주말엔 그간의 학습 과정을 점검한다. 부족한 과목, 보충해야 할 과목, 시험 전날 공부해도 되는 과목 등을 구분한 후 마무리 계획을 세운다.
④1주 전: 과목별로 주어지는 자습·질문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질문할 거리를 미리 만든 후, 선생님의 대답을 유념해 듣는다. 교사 입장에선 시험 문항 출제를 마친 상황이므로 은연중 시험 문제 관련 힌트를 주거나, 핵심 내용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까지 풀어본 문제 중 틀린 것을 정리하며 해당 개념을 요약·정리한다. 시험 전날이나 당일 아침엔 그 결과물을 중심으로 공부를 마무리한다.
조선일보, 2012. 04. 02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4/01/20120401010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