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센스
새 학년 준비로 한창인 2월. 성적을 확실히 올려보겠다고 다짐하는 초·중학교 학생들을 위해 대치동 명강사 5인이 뭉쳤다. 상위 1%는 무조건 한다는 공부법부터 대학 입시의 큰 관문이 된 수시 대비법까지. 이번 겨울방학, 봄방학엔 퍼펙트 스터디 플랜을 세워보자.
1. 민정범(엠베스트 수학 영역 강사)
2. 박형원(한솔미디어 메타주도학습연구소 소장)
3. 이해웅( 타임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소장)
4. 이병훈(이병훈교육연구소 소장)
5. 레이나(EBSi 영어 영역 강사)
새 학기 성적 잡는 공부법 이미지 1
모처럼 포근했던 지난 1월 11일 토요일. 대치동 명강사 5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조선에듀케이션이 주관하는 ‘2014 공부 콘서트’가 열린 것. 행사가 열린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공부법 강사들의 강의를 듣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거기에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 1천5백 명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 확실한 공부 전략을 세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펼쳐진 대치동 명강사 5인의 릴레이 강연에 객석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번 ‘2014 공부 콘서트’에 강사로 초대된 5인은 이병훈교육연구소의 이병훈, ‘수학 공식송’의 창시자 민정범, EBSi 대표 강사 레이나, 맞춤형 입시 전략 전문가 이해웅, 교과서 학습 노하우의 대가 박형원 소장이다.
강사별로 각각 강연의 주제는 달랐지만, 공부 전략이라는 큰 틀은 같았다. 무계획적으로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것은 결코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학원에 의존한 지나친 선행학습보다는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기르고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주도적으로 학습하자는 내용이었다.
대치동을 주름잡는 유명 강사들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눈은 어느 때보다 빛났다. 남은 방학을 성공적으로 보내리라 다짐하며 새 학년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강의록 한편에 메모하기 바빴다. 명강사 5인의 강연을 한 마디도 흘려듣지 않기 위해서였다.
중학교 때는 영어, 고등학교 때는 수학 공부에 집중하라!
자기주도학습 전문가 이병훈 소장
새 학기 성적 잡는 공부법 이미지 2
이병훈 소장은…
서울과학고를 거쳐 서울대 공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2004년 처음 대치동 교육계에 뛰어들었다. 학습 매니지먼트 업체 에듀플렉스의 창립 멤버이기도 한 그는 교육계를 누비며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중이다. 스타 강사로 매년 3백 회 이상의 강연과 방송을 하고 있으며 EBS [60분 부모]와 [다큐프라임] ‘부모가 달라졌어요’에서 학습 멘토로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병훈교육연구소’를 설립해 최고의 교육 컨설턴트로 자리매김했다. 저서로는 [공부 잘하고 싶으면 학원부터 그만둬라] [수학이 대학을 결정하고 영어가 평생을 좌우한다] [고등학교 우등생이 되려면 중3 공부를 잡아라] [시험 잘 보는 공부법은 따로 있다] 등이 있다.
영어는 빨리 여러 번 보고, 수학은 빨리 풀고 버려라
“그런 말이 있어요. ‘수학이 대학을 결정하고 영어가 평생을 좌우한다.’ 수학은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대학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그렇기에 중학교 때 영어 공부를 잘 해놓아야 고등학교 때 수학 위주로 공부할 수 있지요.”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데도 핵심 과목인 수학과 영어 성적이 안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안타깝게도 그런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이 문제다. 이병훈 소장은 공부를 방해하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성적 향상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이 쉽게 범하는 잘못된 습관은 바로 영어 단어장 암기법에 있다. 학생들이 외우는 영어 단어장을 보면 앞장은 새까맣게 손때가 묻어 있지만, 뒤로 갈수록 새 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의지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한 달 만에 끝내는 영어 단어장을 외운다면 그걸 10일 만에 끝내겠다는 각오로 외워보세요. 물론 외우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앞으로 두 번을 더 돌려볼 수 있겠죠. 세 번 보면 외워지냐고요· 그래도 못 외울 겁니다. 하지만 빨리 여러 번 까먹는 것이 빨리 외우는 지름길입니다. 까먹을 일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빨리 여러 번 보는 것이 영어 단어 암기의 지름길이라면 수학 공부법은 이와는 반대다. 빨리 보고 버리라는 것이 이병훈 소장의 조언.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려운 수학 문제를 ‘나중에 풀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남겨놓는다. 그러고선 쉬운 문제만 반복적으로 푼다.
“책을 모아놓는 친구들이 있어요. 시험 끝나면 보겠다면서 시험 문제 모으는 친구들도 있고요. 하지만 모아놓기만 하고 다시 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시험이 끝나면 최대한 빨리 모르는 문제와 틀린 문제를 정리하고 해체한 후 버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이병훈 소장은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이번 방학이 끝나기 전 수학 교과서의 연습 문제들을 한 번씩 훑어볼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무엇을 틀렸는지, 어떤 부분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라는 얘기다.
공부 계획은 자기 스스로 짜야만 한다
막상 공부하려고 하면 ‘뭘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 중하위권 학생들이 처한 현실이다. 내가 한 시간 안에 몇 문제나 풀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량을 정해놓고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가 모르겠다고 해서 엄마가 공부량을 정해줄 수도 없습니다. 그럴 땐 아이에게 한 시간을 주고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세요. 그렇게 몇 차례 반복하면 평균치가 나오겠지요· 그러고 나면 몇 장이나 풀 수 있을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오래 공부한다고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병훈 소장은 3단계로 나눠 공부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한다. 단기 계획과 중기 계획, 장기 계획이다. 단기 계획은 흔히 말하는 일일 계획이다.
“공부하려고 자리에 앉았을 때 집중이 잘 안 되는 친구들은 이해력이 요구되는 과목은 가능하면 나중에 하세요. 몸으로 하는 공부나 문제를 푸는 것을 앞쪽에 하는 것이 좋지요. 예를 들어 영문법 문제는 나중에 하고 단어 암기를 먼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집중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문제를 풀 때는 반드시 시간을 정해두고 풀어야 합니다.”
중기 계획은 시험 기간이나 방학 기간에 짜는 월간 공부 계획을 말한다. 먼저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를 정하고, 시험 범위를 예상해 분량을 정하면 된다.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공부량을 분배하는 것이 월간 계획의 핵심이다.
“시험 대비를 위해 월간 계획을 짠다면 초반에는 국·영·수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2주 차부터는 시험 모드로 주요 과목을 공부하고, 3주 차엔 사회과학 중심, 4주 차엔 앞 3일은 기타 과목 중심으로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험 전 3일은 미러링(mirroring)을 활용해 최종 점검을 하는 것이 좋지요.”
장기 계획은 학생 스스로 목표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중학교 3학년 안에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수학을 끝내겠다’는 다짐이 있다면 스스로 하는 자기주도적 선행학습도 가능하다.
국·영·수·사 과목별 공부법
국어_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어휘, 속담, 맞춤법, 사자성어는 꼭 공부해야 한다. 중학교 문법은 결국 고등학교 문법이다. 교과서 속 시, 소설, 논설문, 설명문을 모두 다시 읽어보고 요약해봐라. 자신만의 독해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영어_문법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문법책에 나와 있는 예문은 반드시 암기할 것. 예문을 외우지 않으면 말짱 헛수고다.
수학_반복 학습이 답이다. 수학은 선행학습보다 후행학습이 더 중요한 과목이다. 또 상위권 학생들의 대학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이기도 하다. 방학 동안 수학 교과서 맨 끝에 나오는 연습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보는 것이 좋다.
한국사_한국사의 확실한 공부법은 관련 교양서적을 읽는 것이다. 단, 하위권 학생이라면 먼저 문제부터 푸는 것이 좋다. 아는 내용이 없어서 답답할 테지만, 모르는 내용을 교과서에서 찾아가며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공부할 때 안 좋은 습관 10가지
1. 책 사 모으는 습관.
2. 앞에 얼마나 했나 자꾸 들춰보는 습관.
3. 정시에 맞춰서 공부를 시작하는 습관.
4. ‘이건 시험에 안 나올 거야’ 하는 판단.
5. 앞부분만 열심히 공부하고 뒤로 갈수록 대충하는 습관.
6. ‘화장실 가고 싶어’ ‘샤프심이 없어’ 하는 습관.
7. ‘언제 다 하나’ 또는 ‘다 했다’고 하는 습관.
8.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는 습관.
9. ‘나중에 봐야지’ 하는 습관.
10. 그냥 외우는 습관.
단어 보다는 문장을 통째로 외워라
영어 공부법 전도사 레이나 강사
레이나 강사는…
고려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TESOL 과정을 수료했다. 대성 마이맥, TOPIA English Zone 고등부에서 토플을 가르쳤는데 당시 뛰어난 미모와 출중한 강의 실력으로 ‘인터넷 강의계의 김태희’로 유명했다. 현재는 EBSi 외국어 강사로 재직 중이며 그 외에도 다양한 기업체에 출강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파닉스나 영문법 수업은 영어 성적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EBSi의 스타 강사 레이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에 울렁증이 생긴 것은 ‘교육법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어려서부터 잘못된 방법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영어 공부를 했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녀가 말하는 잘못된 영어 교육법 중 하나는 ‘파닉스(Phonics)’다. 파닉스란 발음 중심의 어학 교수법인데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이들에게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파닉스 강사들은 알파벳 A를 ‘에이’ 또는 ‘아’로 읽는다고 가르쳐요. 하지만 영어의 발음은 매우 불규칙적이에요. 때론 알파벳 ‘A’가 ‘아’로 발음되기도 하고, ‘어’로 발음되기도 하고 ‘애’로 발음되기도 하죠. 그런데 무조건 ‘아’라고 가르치면 오히려 아이들은 혼란에 빠지고 흥미를 잃고 말아요.”
책만 펴놓고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력고사 세대가 영어를 수험 과목으로만 생각하고 무작정 영어책을 펼쳐놓고 공부를 시키는 것에서 문제가 생긴다. 아이들에게 “How are you·” 하고 물으면 일제히 “Fine”이라고 대답하는 현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제가 목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한 학부모가 ‘아이 성적이 떨어졌으니 문법 교과서를 세 번 이상 볼 수 있도록 가르쳐달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문법책만 공부하면 영어 성적이 오를 거라는 착각을 하신 거죠.”
영어를 잘하는 아이는 문법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기, 듣기, 쓰기 등 전 영역을 고루 잘하는 아이가 진짜 실력 있는 아이다. 생활 속에서 직접 영어를 사용하며 말하기와 듣기, 문법을 함께 공부해야 실력이 는다.
영문법, 영단어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영어는 수험 과목이기 이전에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입니다. 이번 방학 동안 영문법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폭넓은 영어 공부법을 통해 내신도 잡고 영어 말하기에도 도전해보세요.” 그녀는 이를 위해 매일매일 하는 스마트 공부법을 추천했다. 영어를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 보통 하나의 언어를 익히는 데 3년이 걸리는데 하루 4시간씩 영어 공부를 하면 약 18년이 걸린다. 그러나 학교 또는 학원 간의 이동 시간에도 틈틈이 영어를 듣고 말하면 이 시간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영단어에 대한 지나친 집착도 버려야 한다.
“영단어 중 ‘Abstract’는 ‘추상적인’이라는 뜻으로 단어장에 나와 있어요. 하지만 이것을 ‘눈에 보이지 않는’이라고 말해도 오답이 아닙니다. 단어의 뜻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둬야 어휘력을 늘릴 수 있습니다.”
단어를 많이 알아도 수능에서 단어 문제를 틀리는 것은 단어장에 매몰돼 진짜 단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원어민과 능통하게 대화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속하다’ ‘약속을 잡다’는 ‘promise’를 이용해 영작을 합니다. 그런데 똑같은 문제를 원어민에게 낸다면 그들은 ‘make an appointment’라고 답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진짜 영어 실력을 늘리려면 원어민이 생각하는 사고방식과 정서로 접근해야 합니다.”
레이나 강사는 단어보다는 구(句) 단위로,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한 덩어리씩을 말하고 읽는 습관을 들일 것을 강조한다. 그것이 바로 영어 성적 향상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레이나 강사가 말하는 스마트 영어 공부법
1. 영어를 매일매일 운동처럼 해라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좋다. 이동 시간에도 영어를 듣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 영단어를 억지로 외우지 마라
억지로 외워봐야 결국 내신 준비일 뿐이다. 어렸을 때 단어의 뜻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둬야 영어의 어휘력을 늘릴 수 있다.
3. 단어보다는 구(句) 단위로 한 덩어리씩 말해라
원어민도 한 단어씩 말하지 않는다. 대화를 하려면 실제 사용하는 구나 숙어 같은 표현들을 읽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수학을 쉽고 재밌게 공부하는 법이 있다
수학 공식송의 창시자 민정범 강사
민정범 강사는…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치는 강사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정통파다. 1998년 MBC 대학가요제 남성 듀오 ‘로얄제리’로 출전, 대상과 인기상을 수상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교육계에 뛰어든 후 ‘방활송(방정식을 활용하는 노래)’ ‘으라차차 정다면체송’ 등을 활용한 에듀테인먼트(에듀케이션+ 엔터테인먼트)로 수학에 흥미 없는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저서로는[엠베스트 민정범의 유형학습] 시리즈, [스타쌤 중학수학을 잡아줘!] 등이 있다.
자기 수학 성적의 틀을 깨라
민정범 강사는 수학 성적이 오르는 것도 한순간이라고 말한다. ‘나는 안 돼’ 하는 생각을 깨는 순간, 수학 성적의 놀라운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거다. 민정범 강사는 이 순간을 중학교에 입학하기 직전 겨울방학 때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선천적으로 손가락 장애를 가진 그는 방학 때 다른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친구들과 다른 모습 때문에 늘 놀림감이 되곤 했다. 그래서 그는 초등학교 시절 늘 주눅이 들어 있었고, 자신감도 없었다.
“중학교 입학 전 마지막 겨울방학 때 할 일이 없어서 열심히 교과서를 봤는데 놀랍게도 중학교 반편성고사에서 전교 1등을 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교장실에도 가봤고, 친구들이 저를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기억이 나네요.”
이때부터였을까. 그의 마음가짐은 180도 달라졌다. 공부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을 알았고, 친구들이 자신을 ‘장애인’으로 폄하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그는 그때부터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했고, 그만큼 성적도 좋았다.
“‘나는 70점짜리야. 그런데 이번에 80점을 받았어. 여기서 난 만족해’ 하는 순간 다음 시험은 60점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한계를 설정하지 말고 만점을 받겠다는 각오로 주어진 틀을 깨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정범 강사는 수학은 자신감이라고 말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공부하면 그만큼 흥미도 생긴다는 얘기다.
수학 내신 성적에 따른 수준별 방학 공부 전략
자신감이 어느 정도 생겼다면 그다음은 본격적으로 수학 공부에 돌입해야 한다. 하지만 수준별로 접근법은 다르다. 수학의 경우 직전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과정을 공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자신에게 어떤 수준의 공부가 필요할지 스스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 그는 학생들을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상위권으로 내신 수학 점수가 95점 이상인 학생들입니다. 이 학생들은 겨울방학 동안 다음 학기 수학 과정의 개념을 공부하고 중간고사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단원은 심화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그땐 기말고사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단원의 심화 문제를 풀고, 학교 수업을 복습 삼아 공부해야 하죠.”
그에 따르면, 내신 성적 80점에서 95점까지의 중위권 학생들은 방학 동안 새 학기 과정을 예습하되, 문제 풀이보다는 단원별 개념 파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 중위권 학생들은 중간고사는 잘 보지만 기말고사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중위권은 ‘꼼꼼히 보는 것’에 중점을 두고 공부해야 상위권으로 성적 향상이 가능하다.
“80점 미만의 학생들은 자신이 ‘하위권’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희망권’이라고 생각합시다. 희망권 친구들은 방학 동안 직전 학기 과정을 철저하게 복습만 하면 충분히 중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민정범 강사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마지막 겨울방학을 이용해 약수, 배수 등의 기본적인 수의 관계를 제대로 짚고 넘어갈 것을 당부했다. 막상 중학교에 올라가면 개념 정리가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한 문제에 투자하는 20분이 수학 성적을 좌우한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전략을 짜서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서 많은 학생이 좌절을 하고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는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더 수학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려운 문제에 최소 20분을 투자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수학은 조정 경기와 비슷해요. 처음에 속력을 내기 위한 노 젓기가 힘들지만 일정 수준이 되면 관성의 법칙에 따라 배는 스스로 갑니다. 위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수학 문제를 만났을 때 최소 20분씩 고민해야 합니다. 문제 속에 놓치고 있던 개념이 보이는 순간, 그때부터 수학 성적이 쑥쑥 올라가죠.”
그는 개념을 공부하고 공식을 외워 기본 문제를 푸는 것 이외에도 왜 그런 공식이 나왔는지 끊임없이 자문자답할 것을 강조했다. 수학능력시험의 수리영역은 모든 공식을 자신의 것으로 완벽히 소화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방학 중 수학 성적 올리는 수준별 학습 전략
1. 희망권(80점 미만)_중학생 때는 방학을 이용해 이전 학기 철저히 복습해야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은 약수, 배수 등 기본적인 수의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2. 중위권(95~80점)_방학 때 새 학기 과정을 예습하되 각 단원별 개념 파악에 중점을 둬라. 비교적 어려운 기말시험 범위를 중점적으로 공부할 것.
3. 상위권(95점 이상)_방학 동안에 한 학기 수학 과정의 개념을 공부하고 중간고사 시험 범위까지는 심화 문제를 풀어봐라. 수업 시간에는 자연스럽게 복습하고, 따로 공부할 때는 기말고사 시험 범위의 심화 문제를 풀면 된다.
다양한 대학별 전형을 활용하라
대치동 입시 전문가 이해웅 소장
이해웅 소장은…
학생들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더 유명한 학원가 최고의 입시 전문가다. 1994년 이래 강동 청산학원, 대치동 유레카학원, 대치동 미래탐구 등에서 영어 강사, 상담실장, 원장, 입시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입시 환경의 최전선에 있었다. 이해웅 소장은 메가스터디, [중앙일보](대입 Q&A), [동아일보](프라임타운) 등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입시 관련 특강과 연재를 진행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수시 길라잡이 2008] [중장기학습 로드맵 설계] [명문대를 준비하는 중학생 공부법] 등이 있다. 2008년부터는 학부모 입시교실을 열고 직접 학부모들을 만나고 있으며 현재는 타임교육의 입시전략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비교과 활동을 중시하는 수시 제도, 교과보다는 비교과에 집중하라
이해웅 소장은 입시 제도를 알면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인 틀을 잡기도 좋다고 말한다. 현재 대학에 갈 때 필요한 것은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소위 ‘내신’이라고 불리는 ‘교과 성적’이 첫 번째. 두 번째는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보는 ‘비교과 성적’이다. 여기에 ‘논술’과 ‘수능 점수’도 있다. 수능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는 대입 수시 전형에 활용되는 것들이다.
“수시에는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이 있습니다. 종합전형은 교과 성적과 비교과 성적을 합쳐서 학생을 평가하는 전형이지요. 현재로선 교과전형보다는 종합전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또 상위권 대학일수록 교과전형으로 뽑는 인원은 적고, 하위권 대학일수록 교과 성적 위주로 뽑는 경우가 많지요. 실제로 내신 성적은 전교 1등인데 나머지 비교과 활동이 부족해 대학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따라서 초등학교 때부터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서울대의 교과전형 중 ‘지역균형선발전형’도 있다. 공고, 상고를 제외하고 전국에 있는 일반 고등학교마다 2명의 학생에게 지원 자격이 생긴다. 전국 총 3천 명의 학생 중 7백 명 정도가 이 전형으로 합격한다. 전교 1등 서너 명 중에 한 명만 합격하는 셈이다. 결국 이 교과전형에서 승리의 미소를 짓기 위해서도 비교과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비교과전형에서 보는 학생의 특기는 네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음악·미술·체육 특기. 두 번째는 수학·과학의 이과 특기. 세 번째는 전 세계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영어 특기다. 마지막으로 봉사 활동이나 리더십을 중시하는 특기 전형이다.
이해웅 소장은 초·중·고를 통틀어 가장 불쌍한 때가 바로 중학 시절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때는 부모가 이곳저곳에 데리고 여행도 가고 전시회도 간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올라가면 공부만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소설책 한 권 읽기도 버겁다. 막상 비교과 활동을 해야 할 고등학생이 되면 스스로 할 줄 모른다. 현재 우리 상황은 입시가 원하는 방향과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대입에선 특목고·자사고가 유리하다
이해웅 소장은 특목고·자사고가 입시에서 월등히 유리하다고 말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교과 성적보다 비교과를 중시하는 입시 환경에서 일반고 1등보다는 특목고 학생에게 더 입시의 문이 넓다는 얘기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1천6백72명입니다. 문과가 8백12명, 이과가 8백60명이지요. 전국 일반 고등학교가 1천5백여 개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학교마다 일반전형으로 1명씩은 서울대에 가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요· 서울대에 1명도 보내지 못하는 학교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나 서울영재학교에서만 90명, 경기영재고에서만 60~70명, 하나고에서만 60명이 갑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요· 결국 좋은 고등학교에 가는 것이 대입에서도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이해웅 소장에 따르면, 영재학교나 과학고 아이들은 수능 공부를 따로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생이 수시로 대학에 가기 때문이다. 또 학교에서 대학 수학까지 모두 배워야 하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할 시간도 없다.
“용인외고는 어떤가요· 여기 학생들은 문과든 이과든 2개의 외국어를 잘해야 합니다. 이곳은 수시와 정시가 모두 강한 학교로 유명합니다. 용인외고와 비슷한 학교로 하나고를 꼽을 수 있는데, 작년에 하나고는 수시로 44명, 정시로 2명을 서울대에 보냈어요. 이런 학교를 ‘수시형 자사고’라 하지요.”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에서 자사고나 특목고 학생들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신만, 수능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어를 비롯한 비교과 영역에서 심화된 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 텝스 점수를 보지 않는다고 했어도 텝스 공부는 해야 합니다. 서울대가 텝스 점수를 봤던 이유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소화할 수 있는지를 보려 했던 것입니다. 현재 입시에서 점수를 보지 않는다고 공부하지 않는다면 운이 좋아 서울대에 합격한다 하더라도 그곳의 수업을 따라가긴 힘들 겁니다.”
“제도에 휩쓸리기보다는 실력을 키워라.” 이해웅 소장의 말이다.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니더라도 평소 교내 영어 경시대회나 영어 봉사활동, 영어 원서 읽기 등을 꾸준히 해서 서울대에 가서도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 제도를 통해 본 대입 전략
1. 교과보다는 비교과 활동에 집중하라.
수시의 폭은 생각보다 넓다. 수시의 핵심은 교과보다 비교과다. 수학, 과학, 영어, 봉사, 리더십 등 다양하고 심도 있는 특기를 계발해 스스로 매진할 수 있도록 할 것.
2. 이왕이면 특목고·자사고 입시에 매진하라.
정부나 언론에선 아니라고 하지만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의 수시 입학 비율은 매우 높다. 아직 고등학교 입학 전이라면 특목고·자사고 입학을 노려라. 2017년까지는 이 체제로 갈 것이니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어느 고등학교를 갈지 목표를 정하라.
예습 후 수업 시간에 집중하라
학교 내신 전담 코치 박형원 소장
박형원 소장은…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나와 건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지도교수를 역임했다. 1987년 강의를 시작해 27년 동안 5만여 명의 학생을 가르쳤다. SBS [호기심 천국]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MBC [TV특강], EBS [도전 일주일 공부를 잡아라] 등에도 출연했다. 현재는 한솔미디어 메타주도학습연구소 소장으로, 한국교총, 서울시교육청, 경남교육청 등 여러 곳에서 초청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공부를 잘하는 12가지 비결] [내가 만드는 스스로 공부법] 등이 있다.
복습보다 예습이 중요하다
“예습이 복습보다 1만 배는 더 중요합니다. 수업을 듣기 전에 미리 공부를 하면 훨씬 이해가 쉽겠죠. 자기가 공부한 내용과 선생님의 수업을 꼼꼼히 비교하며 스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예습을 하지 않는 학생은 선생님의 수업이 진리라 생각하고 그 이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부하려 하지 않아요. 여기서 우등생과 열등생의 차이가 벌어집니다.”
박형원 소장에 따르면 예습법은 과목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은 비슷하다. 교과서의 전체 목차를 살피고, 각 단원의 소제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각각의 학습 개요와 목표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인 숲을 보고 무엇을 공부할지 세부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은 교과서를 훑어보며 핵심 단어를 파악하고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가는 거죠. 수학·과학은 각 단원 첫 장의 탐구활동(도입 문제)을 풀어보고 해당 공식이나 정의를 기억해둡니다. 해당 문제에 익숙해지기 위한 과정이며, 모르는 개념들은 수업을 통해 이해하면 완벽한 예습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수업,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학습
미리 공부를 했다면 이제 다음 단계는 학교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상위권 학생들에게 공부 비법을 물어보면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했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박 소장은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상위권 학생들은 예습을 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했으니 수업 시간에는 물어보고 싶은 문제를 요약해 물어봅니다. 수업 시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안다는 거죠. 상위권 학생들은 일부러 교실에서 앞자리에 앉으려고 해요. 선생님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딴짓을 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수업 직전에 한 번 더 배울 내용을 훑어보는 것도 좋은 팁이다. 또 수업 중에 노트 정리를 하느라 손이 바쁘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필기에 열중하는 동안 수업 내용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 중엔 노트에 자신만의 ‘기억 단서’를 남기고 집에 가서 복습할 때 기억 단서를 추적해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 노트 정리의 정석이다.
복습할 땐 더 꼼꼼하게, 틀린 문제 위주로 분석하라
실전 학습 전략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복습. 이때 참고서를 활용하면 교과서에 나온 내용보다 더 자세한 내용을 공부할 수 있다. 단, 수업 전이나 수업 시간에 참고서를 보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수업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고, 너무 많은 내용을 한 번에 습득하면 복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업 때 받은 유인물이나 자신이 정리한 노트를 다시 보는 것도 좋은 복습 방법이다.
시험공부를 할 때는 열심히 공부한 교과서를 다시 한 번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는 해당 단원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여러 번 반복해 학습함으로써 교과서 내용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교과서 내용을 모두 익힌 후엔 최종 확인을 위해 문제 풀이를 하면 되는데, 이때 문제를 맞히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말고, 틀린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습과 수업, 복습까지 철저히 했나요· 여기까지 막힘없이 올 수 있다면 최소한 자신이 공부한 내용만큼은 ‘내가 최고다’라는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교과서 위주의 3단계 학습법
1. 예습_목차, 학습 목표 등을 파악하고 공식을 활용해 탐구 문제를 풀어라. 시행착오를 통한 문제 처리 능력을 기르기 위해 꼭 해야 할 단계다.
2. 수업_수업에 들어가기 전 적어도 3번은 예습해야 한다. 수업 중에는 핵심 단어만 필기하고, 집에서 노트 정리를 해라.
3. 복습_참고서를 활용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문제 풀이를 할 때는 틀린 문제에 초점을 맞춰라.
기획 정희순 기자
취재 정희순 기자, 이충섭 객원기자
사진 박원민, 류재영
취재협조 조선에듀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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