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렉스 자기주도학습 효과
학생 & 매니저 수기
자기주도학습 전문가

태미혜 (매니저) / 구의점

"자대 배치받고 처음 전화할 수 있는 시간 받았는데 제일 먼저 매니저님 생각 났어요~"

"따르르릉..." 

달콤한 일요일 늦잠을 깨우는 전화벨 소리였다.

핸드폰 액정에는 지방의 국번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가 깜빡였다.

'스팸전환가? 지방에서 전화올 일이 없는데...'

오랜만의 휴일을 방해하는 전화벨 소리에 살짝 짜증이 난 나는 다소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매니저님!"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왠 젊은 청년의 목소리.

"누구세요?"

잠결에 받은 전화였지만 분명히 '매니저'라고 했기 때문에 나는 본능적으로 잠에서 깨어 눈을 떴다.

"매니저님! 저예요!"

"누구....?"

"저 지훈이예요!"

'지훈이....지훈이....아! 군대간 지훈이!'

약 3초 가량의 정적이 흐르고 정신을 차려 생각한 끝에야 떠오른 이름... 지훈이...

몇 달 전엔가 이제 곧 군대에 간다면서 마지막으로 찾아왔던 터였다.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어머, 지훈아! 너 어떻게 전화를 했어?"

훈련소를 막 퇴소하고 자대에 배치를 받은 초년병이니 전화가 자유롭지 못할 것이었다.

"네, 매니저님! 저 자대 배치받고 처음 전화할 수 있는 시간 받았는데 제일 처음에 매니저님 생각나서 전화했어요~"

고된 훈련으로 인해 다소 쉰듯한 목소리였지만 힘차고 해맑게 말하는 지훈이에게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저 맘과는 다르게 내뱉은 소리는 멋쩍은 핀잔이었다.

"이 녀석아,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야지 나한테 전화를 먼저하면 어떻게 해!"

"헤헤, 그러게요! 그냥...매니저님이 제일 먼저 생각났어요."

 

고2 때, 내게 관리를 받던 같은 반 반장을 따라 무작정 나를 찾아 왔던 지훈이. 

중학교 시절 사춘기 방황에 학교도 빼먹고, 게임에만 빠져 살다가 문득 철이 들어 공부를 시작하려니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시키는대로 다 할테니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사뭇 비장하게 나를 바라봤던 그 눈빛이 새삼 떠올랐다.

그리고 미안함에 왈칵 눈물이 났다.

처음부터 기간을 정해서 맡겨진 학생들이 아니기에 예상밖의 학생의 종료에도 담담해야 하는 매니저의 마음. 너무 많은 정을 주면 학생이 그만둘때 힘이 들어서 최대한 정을 주지 않으려 한다는 어떤 매니저의 말처럼 언제부턴가 나도 학생의 종료에, 졸업에 겪어야 하는 이별이 힘들어 매니저의 매뉴얼대로, 사무적으로만 학생들을 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지훈이를 잊고 있었다는 미안함에 이어 든 반성이었다.

 

매니저와 학생의 관계를 넘어 인간과 인간으로서의 신뢰와 사랑을 느낄 때, 

난 이 매니저 일에 대한 무한한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

매니저 일은 무형의 서비스인지라 그 성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형의 상품이란 것은 없다. 그저 학생들의 변화를 매니저 스스로 감지할 때에야 비로소 자그마한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그나마도 학부모님은 인정하지 않으시는 미비한 변화라면 속으로 조용히 곱씹으며 반성에 반성을 거듭할 뿐이다.

학교 선생님이었다면 다 알 수 없었을 학생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학원 선생님이었다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학생마다의 공부의 약점들을…

함께 나누고, 기뻐하고, 조언하고, 공감해주는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