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중앙일보] 우리 아이, 정말 혼자 공부할 수 있을까?
자기주도학습, 오해와 진실
유승아(안양 부흥중 2)양은 학원을 다녀온 뒤 매일 오전 1시까지 공부했다. 오전 5시에 일어나 2시간씩 모자란 공부를 더 보충했다. 스스로 공부하는 데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성적은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올 1학기 중간고사에선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졌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떨어진 원인은 뭘까.
“스스로 계획을 세우지 않고 학원의 커리큘럼에 의존해 주어진 과제만 수동적으로 학습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양은 항상 많은 양의 학원 숙제를 하느라 마음이 조급했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부분도 대충 넘어가곤 했다. 공부방법을 바꿔야 했다.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양만큼만 계획을 세워 실천했다. 학원의 빠른 진도를 따라가는 대신 직접 계획을 세워 공부했다. 한 주가 지날 때마다 그동안의 공부량을 평가했다. 이렇게 6개월이 지났다. 2학기 중간고사에서 유양의 평균점수는 5점이나 올랐다.
자기주도학습이 고교와 대학 입시전형에서 중요하게 반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방법을 몰라 유양처럼 시행착오를 겪는 학생이 많다. 학원가엔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우후죽순 등장해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에듀플렉스 이병훈 이사는 “무작정 혼자 공부하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이라고 오해하거나 부모가 계획을 짠 뒤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공부방식이 지속되면 자칫 학습에 흥미를 잃게 될 수 있다”고 지적
했다.
지난달 13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시교육청·한국교육개발원과 함께 자기주도학습의 개념을 정의하는 안내서 『내 공부의 내비게이션! 자기주도학습』을 펴냈다.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적용을 막으려는 시도다. 교과부 정제영 사무관은 “국가적 차원에서 자기주도학습의 정의와 구체적인 학습방법을 정리했다”며 “다음 달 초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안내서 내용은 교과부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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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시간 확보하도록 관리 필요
행동조절은 공부하기 적합한 학습환경을 조성하고 공부시간을 확보하는 능력이다. 운동선수로 치면 체력을 기르는 것에 해당한다. 부모의 적절한 지도와 관리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초등학생은 하루 2시간, 중학생은 3시간가량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와 부모가 합의해 거실의 TV와 같은 방해요소를 제거한 뒤 자녀의 방문을 열어두고 부모의 관리하에 연습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공부방 환경의 개선도 필요하다. 책상에 앉았을 때 시야 내에 책이 가득한 책장이 들어오면 심적으로 초조해지고 산만해지기 쉽다. 에듀플렉스 이병훈 이사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빙글빙글 도는 의자보다 바닥에 고정되는 의자가 효과적”이라며 “공부방 환경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자녀의 학습을 돕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원문: http://news.joinsmsn.com/article/aid/2010/11/03/4132734.html?cloc=olink|article|defa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