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현 (매니저) / 대치2점
엄마의 손에 이끌려 온 에듀플렉스. 솔빈이는 상담만 받고 오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열심히 설명해준 원장님께 미안해서 일단 첫날 상담은 왔지만, 아직 마음속에 엑스표가 가득했죠. 그 첫날의 상담이 4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솔빈이는 좋아하는게 뭐야? 요즘 뭐에 관심이 많니?"
"필통에 샤이니 사진 붙어있네~ 샤이니 중에서는 누구를 제일 좋아하니?”
솔빈이의 관심사로 시작된 상담은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솔빈이는 공부가 재미있니? 공부의 재미에 솔빈이가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줄래?”
“… 0점이요.”
“0점이라.. 아직 솔빈이가 공부의 매력을 느낀적이 없구나. 알겠어. 이제부터 매니저가 차근차근 방법을 알려줄게. 그렇게 했는데도, 재미가 0점이라면 그때는 솔빈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줄게. 하지만, 노래도 들어보고, 불러봐야 좋은지 알 수 있고, 게임도 해봐야 그 재미를 알 수 있듯이. 공부도 일단 제대로 해보는 것이 필요해. 그렇게 해볼래?”
그렇게 함께 공부한지 일주일 만에 다시 공부의 재미에 대한 점수를 물었을 때, 솔빈이의 대답은 환하게 웃으며
“80점이요.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아요. 할만해요” 였습니다.
그렇게 4개월여를 함께 공부한 후, 중간고사를 앞두고..
“매니저님, 제가 인문계 고등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너무나 밝은 성격을 지닌 솔빈이가 몇 일 동안 어두운 얼굴을 보이다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어렵게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여러 학원을 다녔지만,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노는 것에 더 집중을 하며 사춘기의 한복판인 중학교 2학년을 보낸 후였기에, 내신은 바닥을 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왜 그게 갑자기 궁금해졌어? 그 고민을 하고 있느라 귀여운 얼굴이 어두워진거야?”
“학교에서 선생님이 전 인문계 고등학교 못간대요.”
“솔빈아, 3학년 때 내신이 비중도 높고 훨씬 중요해. 아직 시험은 시작도 하지 않았잖아. 우리 방학 동안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이번 중간고사는 분명히 달라질거야. 우리 열심히 해서 선생님을 놀라게 해드리자~!”
한창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시기에 어른들이 뱉은 한마디가 ‘학생이 꿈조차 꿀 수 없도록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먹먹해져 왔습니다.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거야. 조금만 더 힘내자!”
남은 중간고사 기간 동안 학교 끝나자마자 달려와서 버스 시간 마지막까지 열심히 공부하며 부족한 것을 채웠습니다.
“매니저님, 저 그 동안 이렇게 공부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불안해요. 1,2학년 때 너무 놀았나봐요.”“그 때 솔빈이가 노력을 덜한 건 사실이고, 그 때는 많이 못했으니까, 지금 2배 아니, 10배의 노력을 하는게 당연한거지. 너무 잘하고 있어.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거야. 조금만 더 힘내자!”
솔빈이는 무사히 3학년을 마치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중간고사 기간 동안 하루하루 시험을 마치고 제일 먼저 에듀플렉스로 달려와서 채점한 시험지 점수를 저와 함께 계산했습니다. 틀린 문제를 안타까워하며, 서술형 점수에서 더 가산점이 있지는 않을까 교과서를 찾아보는 모습에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간고사의 결과 꼬리표가 나올 때마다 담임 선생님이 솔빈이를 불렀다고 하더라고요. 반에서 가장 점수 상승이 많았던 학생이 솔빈이이며, 그 동안 어떻게 공부했는지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솔빈이는 고등학교 올라갈 때까지 저와 함께 공부를 하며, 무사히 3학년을 마치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