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연 (매니저) / 목동점
“선생님이 아닌 매니저라서 좋다.”
며칠 전 지점에서 기말고사 시상식이 있던 날, 그 동안 시상식을 여러 번 진행했지만 이 날만큼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민기가 평균 12점이 올라 지점에서 진행하는 MD POP STAR 이벤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행운권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되었기 때문입니다. 민기와의 첫 만남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변화입니다.
3월에 민기를 처음 만났습니다. 1학년 때, 친구들과 다툼이 많아서 집에서 인강을 들으면서 시간을 때우는 것이 공부의 전부인 학생이었습니다. 2학년 새 학기를 맞이 하면서 어머님께서는 이제 친구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었고, 더 이상 그냥 둘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에듀플렉스에 보내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머님의 생각이셨고, 민기는 공부할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민기야, 너도 잘 할 수 있어!”
공부에 대한 마음이 전혀 없던 민기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VLT 4G보고서에 따르면 민기는 누구보다도 사랑 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으며, 1학년 때의 경험 때문인지 친구와의 관계 등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먼저, 민기와 특별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근거 없는 칭찬은 금방 시들해 져버리기 때문에 여러 과목의 이해도를 파악하면서 국어와 도덕과 같이 내용 이해가 중요한 과목에서 뛰어난 성취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1학기 중간고사에서 국어를 전략 과목으로 삼아 학습을 진행한 결과 문법 문제가 많이 나와 난이도가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92점을 받았습니다. 이 점수는 평소에 민기를 무시하던 친구보다 높은 점수여서 민기에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칭찬받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그 정도 점수는 그냥 나왔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어디서나 칭찬 받는 아이로 만들어줄게.”
민기는 1학년 때보다 중간고사 성적이 조금 올랐음에도 칭찬을 많이 받지 못해 속이 상했습니다. 저는 기말고사에는 민기가 기필코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수학과 영어가 민기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수학은 민기가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습니다. 중간고사 때부터 튜터링을 진행했는데 수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 어머님의 부탁이셨습니다. 실제로 튜터링 시간에 제대로 집중하기 보다는 졸거나 다른 학생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쳐다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성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태도를 먼저 잡아야 했습니다. 민기가 튜터링 수업을 하는 날에는 참관을 더욱 자주 하면서 긴장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태도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수업 시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졌습니다. 튜터링 매니저님께서 이해를 잘 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해주시는 것들은 다시 점검하는 날을 따로 정하여 알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수학에 마냥 흥미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는데 시험 전에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시간 분배가 잘되지 않는다고 우는 모습을 보고는 공부에 욕심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생은 울고 있는데 매니저는 속으로 기뻐했습니다. 활용 문제가 많이 나와 난이도가 어려웠던 시험이었는데도 중간고사보다 10점 올라 77점을 받았습니다. 학교의 다른 친구들은 점수가 떨어졌다고 하는데 혼자 점수가 올라 자랑하던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영어는 문장이 어떤 순서로 구성되는지 조차 모르는 과목이었습니다. 회독 수를 늘리기 위해 중간고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기말고사 시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CHAMP길잡이 워크시트를 활용하여 자습서의 내용을 모두 정리하도록 했습니다. 본문의 내용을 해석하지 않고 해설을 외워 본인이 해석한 것처럼 꼼수를 부리기도 하고, 주요 문법이 적용된 문장을 외우는 과정에서 문장의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마구잡이로 암기를 해와 혼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어 성적을 올리자는 목표를 서로 공유한 상태였기 때문에 혼이 나면서도 매니저에게 “매니저님 덕분에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조금 알 것 같아요.”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단어 암기부터 잘되지 않아 단어 누적 시험을 시험 직전까지도 계속 진행하였는데 결국에는 4~6과의 단어를 모두 써내는 것을 보고 매니저만 포기하지 않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말고사 점수는 중간고사 보다 17점 올라 65점을 받았습니다. 누군가에는 높지 않은 점수일지 모르지만 민기에는 노력으로 얻은 정말 값진 점수였습니다.
“반에서 점수가 가장 많이 올랐다고 칭찬받았어요.”
어느 날 민기가 노크도 없이 매니저의 방 문을 벌컥 열고 학교에서 칭찬 받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기말고사 평균이 12점 올라 84점이 되었는데 반에서 성적 향상이 가장 많이 된 학생으로 친구들이 다 보는 앞에서 담임선생님의 칭찬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떨어진 과목이 하나도 없이 전과목이 골고루 다 오른 것도 커다란 성과였습니다. 민기는 기분이 너무 좋았는지 이틀 동안 같은 이야기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말해주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매일 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가지! 이번 기말고사 성적 향상으로 민기는 집에서도 칭찬을 받았습니다. 칭찬 받고 사랑 받는 아이로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